서재 결혼 시키기
앤 패디먼 지음, 정영목 옮김/지호


저번주 주말에 일요일인가에 읽기 완료.

우리 침대 옆에 있는 서가에는 새로운 범주를 만들었다. "친구나 친척이 준 책". 먼저 그런 범주를 만들어 본 글쟁이 친구(지금은 이 서가에 그녀가 준 책도 꽂혀 있다)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그녀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렇게 한 군데 모아두니 따뜻한 느낌이 들더라고 했다.

나는 간청을 받았노라, 귀중한 그대가 나에게 뭔가를 요구하면, 반드시 그것을 주겠노라 퍼덕이는 나비가 별들을 갈망하는 것처럼 사랑과 우정으로 i amoris amcitiaeque

"내 사랑하는 아내에게... 이것은 당신의 책이기도 해. 내 삶 역시 당신 것이듯이."
책을 사랑하는 패디먼과 그의 가족 이야기.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을, 그 글을 지켜본다는 것만으로도 부럽고 또한 행복해진다.  책에 대한 소우주를 자기의 경험담을 위주로 맛깔나게 쓴 애서가라면 또는 그 정도의 경지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책을 좋아하는 소심한 독자라도 재미나게 읽기에 충분하고도 남을 책.

책에 대한 애정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게 하는 책.

아주 아주 오래전에는 책에 밑줄도 긋고 책 여백에 가끔 메모도 하곤 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그런 짓은 일절 하지 않았는데, 서재 결혼 시키기를 읽은 뒤에는 책에 흔적을 새기는 것도 꽤 훌륭한 추억꺼리를 만드는 방법중의 하나일듯 싶어서 다음부터는 책 안에 이런저런 낙서를 하는것도 꽤 재미있을 것 같다.

책의 면지나 속표지에는 이런저런 글을 남겨 놓긴 했었다. 내 싸인과 구입동기랄지 구입장소, 그 순간의 감정 등등 그리고 시 비스므리한 글들까지... 가끔 떠들러 보면 남이 볼까 부끄럽기도 하면서 나름대로 괜찮은 글들도 보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문에는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자유롭게 훗날 나를 들여다 볼수 있는 뜻밖의 꺼리가 될지도 모르니까...
Posted by apple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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