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에요.
아직은 어둡고 쌀쌀하죠.
이 가을 골목길
누구나 쭈뼛거리지 않고 들어올 수 있는
작지만 아주 편안한 문, 열어놓고 기다리겠습니다.
조그맣지만  따뜻한 간판 등도 켜놓고 있겠습니다.

어서오세요.
반갑습니다.
FM영화음악 정은임입니다.
2003년 10월 21일 방송. 오프닝 멘트 :)


한동안 자주 갔다가 뜸해졌었는데 문득 랑새 님의 글을 보고 다시 쪼르르 달려가서 요 이틀 사이 작업을 하면서 방송파일을 열심히 들었답니다. 여전히 그녀 멋져요. 어린시절(?) 내가 가진 세계란 조그만 지방 도시 그리고 학교 친구와 극장안의 스크린 그리고 고작 라디오가 전부였던 그 자그마한 세계에 메마른 한숨과 가슴 먹먹함을 위로해 줬던 새벽의 적막한 공기와 함께 살며서 내 귓가에 내려 앉았던 그녀가 가끔 생각 날때면 코끝이 시큰해져요.

지금처럼요. 스피커를 통해 지금도 이렇게 생생함이 느껴지는데...
아마도 나와 친분관계가 없는 타인이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되었을때 가장 슬펐던 사람. 비가오는 창밖 풍경이 떠오르게 만드는 사람.

영화를 더욱 더 좋아하게 만들고
모두 잠든 새벽 시간의 자유로움과 따뜻함을 일깨워 준 사람.

고마워요 고마워요 고마워요 :)








주말에는 편히 쉬고 싶은데... 과연 어떻게 될런지... =_=;;
Posted by apple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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