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는 deulpul 님의 블로그입니다.
발 없는 지젝이 천리를 간다 

뉴욕에서 점령시위에 지젝이 납시어서 연설을 했다고 합니다. 
그 연설문을 deulpul님께서 번역을 해주셨네요. 감사! 

전체를 다 옮겨오고 싶었지만... ^^;; 전문 인용(펌)은 허락하지 않으셔서 일부만 가져옵니다.
꼭 위의 링크 들풀님 블로그에 가셔서 읽어보시길 추천해요!!


그들은 우리가 모두 루저라고 말한다. 그러나 진정한 루저들은 저곳 월 스트리트에 있다. 우리가 낸 돈으로 수십억 달러의 구제 금융을 받은 것은 그들이 아닌가. 그들은 우리가 사회주의자라고 말한다. 그러나 부자들을 위한 사회주의는 언제나 존재해 왔다. 그들은 우리가 사유재산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밤낮으로 몇 주 동안 사유재산을 파괴한다 해도, 2008년의 금융 시장 붕괴 당시 파괴된 사유재산의 양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이 피땀 흘려 이룬 그 사유재산 말이다. 그들은 우리가 꿈 같은 이야기를 한다고 말한다. 정작 백일몽을 꾸는 이들은 지금과 같은 방식이 무한히 계속될 수 있으리라 믿는 그들 자신이다. 우리는 꿈을 꾸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는 점점 악몽이 되고 있는 꿈에서 깨어나고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아무 것도 파괴하지 않는다. 우리는 시스템이 그 스스로 파괴되어 가는 것을 지켜 보는 목격자일 뿐이다. 마치 만화에 흔히 나오는 장면과 흡사하다. 고양이가 낭떠러지를 향해 다가간다. 끝을 지나서 디딜 땅이 없어졌는데도, 고양이는 이런 사실을 무시하고 계속 걸음을 걷는다. 아래를 쳐다보며 그런 사실을 깨달았을 때, 고양이는 이미 추락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한 일을 하는 중이다. 우리는 월 스트리트 사람에게 "아래를 쳐다보라구!" 하고 말하는 중이다. 

2011년 4월 중순에 중국 정부는 대안 현실이나 시간 여행을 포함한 텔레비전 프로그램, 영화, 소설 등을 모두 금지시켰다. 이런 조처는 중국에게는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여전히 대안을 꿈꾸고 있으므로, 이런 꿈꾸기를 금지해 버려야 하는 것이다. 이곳의 우리에게는 그런 금지 조처가 필요없다. 우리를 지배하는 시스템은 우리가 꿈꿀 여지조차 주지 않고 우리를 옥죄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는 영화들을 생각해 보라. 세상이 종말로 향하는 스토리는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소행성이 지구에 부딪쳐 모든 생물이 멸종하게 된다든가 하는 식으로. 그러나 우리는 자본주의의 종말은 도저히 상상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그럼 우리가 여기서 하는 일은 무엇인가. 공산주의 시절에 나돌던 구닥다리지만 매력적인 농담이 하나 있다. 한 동독 인민이 시베리아에 파견되어 일하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보내는 우편물이 검열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해 두었다. "암호를 정해 두세나. 만일 내가 파란색 잉크로 편지를 써 보낸다면, 그건 내가 쓴 내용이 사실이라는 뜻일세. 만일 빨간색 잉크로 씌어 있다면, 편지 내용은 거짓일세." 그가 떠난 지 한 달 뒤에, 그의 친구는 시베리아에서 온 첫 편지를 받았다. 파란색으로만 쓰인 편지였다. 편지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었다. "모든 것이 굉장하다네. 상점은 질 좋은 음식으로 가득 차 있고, 극장에서는 서방에서 만든 유명한 영화가 상영되지. 아파트는 널찍하고 고급스럽다네. 여기서 구할 수 없는 것이라고는 빨간색 잉크뿐이라네." 

바로 이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모든 자유를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빨간 잉크가 없다. 우리가 갖지 못한 자유를 드러내 말할 수 있는 언어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자유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갖도록 교육 받는다. 이를테면 테러와의 전쟁에서 강조되는 자유라든가 말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자유의 개념을 왜곡시킨다. 우리에게 필요한 빨간색 잉크를 만들어 내는 것. 이 자리에서 여러분이 하고 있는 일은 바로 그것이다.










Posted by apple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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